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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뉴스레터 27호] 유럽뱀장어 밀수조직, 프랑스에서 유죄 판결

작성자 :
관리자

CBD-CHM Newsletter Vol. 27

유럽뱀장어 밀수조직, 프랑스에서 유죄 판결

지난 4월 10일, 프랑스 크레테이유(Créteil) 형사법원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유럽뱀장어( Anguilla aunguilla)를 불법 밀수한 혐의로 국제 밀수조직 관계자 8인에게 실형 및 벌금형을 선고했다. 이들은 총 302㎏(약 90만 마리)에 달하는 유럽뱀장어의 치어(glass eel)를 밀수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며, 법원은 피고인 전원에게 실형 또는 집행유예 및 일정 기간 프랑스 입국 금지 등의 처분과 함께, 총 21만 1,400유로(약 3억 4천6백만원)의 관세 벌금도 함께 부과하였다. 더불어 피해 단체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은 2025년 9월에 별도 산정될 예정이다.

해당 사건은 단순한 밀반입 수준을 넘어 프랑스-중국-말레이시아-세네갈-중국으로 이어지는 조직적인 밀수망의 실체를 드러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. (프랑스인) 밀렵과 운송 → (중국인) 파리 교외에서 관리하는 탱크에 집하 → (말레이시아인) 가방에 숨겨 세네갈 다카르로 밀반입 → 다시 아시아로 항공 화물로 재수출되기 전 세네갈에서 다시 집하되는 등 복잡한 단계로 이루어진 범죄 구조가 밝혀졌다. 특히 유럽-아시아 간 세관 감시를 피하고자 아프리카를 우회 경로로 활용한 점이 특징적이다. 수사 결과, 해당 조직은 세네갈과 중국 간에 약 15톤의 유럽뱀장어를 유통시켜 총 7,800만~8,400만 유로(한화 약 1,325억 원)에 달하는 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.

유럽뱀장어는 북대서양 사르가소해에서 부화한 후 대서양을 횡단하여 유럽 연안에서 성장하는 회유성 어종이다. 양식이 불가능하여 소비의 전량을 자연 개체에 의존하며, 현재 과도한 남획과 댐 건설로 인한 서식지 단절로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. 이에 따라 2009년부터 CITES 부속서 II에 등재되어 수출·수입 국가 양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만 거래가 가능하다. 어린 개체는 kg당 2,000~7,000유로에 거래되며, 중국에서 1년 가량 사육 후 성체로 키워 가공된다. 전 세계 뱀장어 소비의 약 90%가 이처럼 사육된 아시아산 개체에 기반하고 있다.

이번 밀수 사건에서 유럽뱀장어는 보호 대상이 아닌 '모잠비크뱀장어(Anguilla mossambica)'로 위장 신고되어 거래되었다. 유럽연합(EU)은 이미 2010년부터 유럽뱀장어의 EU 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나, 종명을 허위로 신고하여 이루어지는 밀수는 단속의 사각지대를 악용하고 있다. 이 사건을 계기로 모든 뱀장어 종을 CITES 부속서 II에 등재하자는 제안이 EU 내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며, 오는 2025년 11월 24일부터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릴 제20차 CITES 당사국총회(COP20)에서 공식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.